미국 이외에 처음으로 팬텀을 도입한 나라는 영국이었다. 본래 항공산업 강국이었던 영국은 가급적 모든 군용 항공기를 자체개발해 사용해 왔으나 1950년대 말, 새로운 군용기를 개발하기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상당히 전망이 밝았던 몇 가지 전투기 개발 사업을 포기해가면서(사라진 전투기 개발 사업에는 영국이 야심차게 준비하던 초음속 수직이착륙 전투기도 포함되어 있었다.) 팬텀을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 영국군이 도입한 팬텀은 영국 해군을 위한 F-4K였다. 다만 영국해군은 F-4K라는 형식 부호는 사용하지 않았으며 팬텀 FG(F : 전투기(Fighter), G : 지상공격(Ground Attack)) .Mk.1 이라고만 불렀다. F-4K라는 명칭은 미국에서만 붙인 것이다(물론 정작 미국은 F-4K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F-4K는 미 해군의 F-4J와 비슷하지만 영국 해군의 요구사양에 맞게 몇 가지 부분이 개조된 모델이었다. 제일 크게 다른 부분은 엔진으로, 롤스로이스에서 만든 RB.168-15R 스페이 201 터보팬 엔진을 달았다. 이 엔진은 팬텀의 J79 터보제트 엔진에 비하면 엔진 추력이 훨씬 강력하면서도 연료 효율은 더 좋았다. 다만 이 엔진이 제대로 된 힘을 내려면 더 많은 공기를 빨아들여야 했기 때문에 F-4K는 공기흡입구의 크기를 20% 정도 더 키웠다. 항공모함에서 이함시에는 전방 착륙장치(Nose Landing Gear)의 다리가 1m 가까이 더 늘어났다. 그래서 기수를 좀 더 위로 들어 올린 형태가 되었는데, 이것 덕분에 항공모함에서 더 짧은 거리에서도 이함이 가능해졌다.
날개 앞전의 플랩은 F-4J의 슬랫 형태 되신 종전의 F-4B나 F-4C,D에서 쓰던 불어내기 방식의 경계층 제어 플랩을 사용했다. 다만 F-4B의 것 보다 좀 더 크기가 커졌으며 불어내는 공기의 양도 더 많아졌다(공기의 양 증가는 더 많은 공기를 빨아들이는 신형 엔진 덕이었다. 팬텀 2화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 앞전 플랩의 불어내는 공기는 엔진 압축기가 빨아들인 공기의 일부를 사용하는 것이다.). 더불어 F-4K의 수평꼬리날개는 아래로 처진 각도가 줄어들었고, F-4J의 것처럼 앞전에 틈이 추가되었다. 이함시 전방착륙장치의 다리가 늘어난다거나 고양력장치로 더 강력한 경계층제어 방식의 플랩을 사용한 것은 모두 이착함 속도를 늦추고 이착함에 필요한 거리를 짧게 만들기 위해서이다. 이는 원래 팬텀을 개발할 때 운용할 장소로 고려한 미 해군의 항공모함에 비해 영국 해군이 사용하던 항공모함 크기가 작았기 때문이다.
영국 공군 역시 팬텀을 운용했다. 영국공군의 팬텀은 미국에선 F-4M, 영국군에선 팬텀 FGR Mk.II 였으며 R은 정찰(Reconnaissance)를 의미했다. 즉 영국공군은 팬텀을 전투기 및 지상공격기로서 뿐만 아니라 정찰용으로도 운용했다.
영국공군 소속의 F-4M은 F-4K와 마찬가지로 동체 옆구리에 보조공기흡입구가 달려있고 수직꼬리날개 부분이 약간 형상이 다른데 이는 각종 전자장비를 영국제로 채워 넣다 보니 안테나 형상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또 F-4M은 F-4K에 있던 늘어나는 전방착륙장치나 틈이 있는 수평꼬리날개 등을 사용하지 않았다. 좁은 항공모함이 아닌, 넓은 육상 기지에서 운용했기 때문에 굳이 이착륙거리를 줄이려고 애를 쓸 필요는 없었기 때문이다. 영국 해군의 F-4K는 미 해군의 팬텀처럼 동체 밑에 기관포를 달 수 없었던 것과 달리, 영국 공군의 F-4M은 기관포를 달 수 있었다. 한편 R이 추가된 것에 걸맞게 영국공군의 F-4M은 정찰용 포드를 달 수 있었는데, 이 포드 안에는 측면 감시용 카메라와 레이더 등이 들어 있었다.
후에 영국 해군은 팬텀 같은 대형 전투기 대신 해리어 같은 수직이착륙 전투기를 사용하게 되면서 남은 팬텀을 전부 영국 공군에 넘겼다. 영국 공군은 이후에도 한 동안 팬텀을 지상공격을 중시한 전폭기로서 운용하다가 재규어 공격기를 운용하기 시작하면서 다시 팬텀을 공대공 전투를 전담으로 하는 요격기로 운용했다. 그러다가 영국공군은 새로운 요격기인 토네이도 ADV를 들여놓으면서 팬텀을 퇴역시켰다.
출처 http://korearms.egloos.com/1248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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