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무기·장비

현궁(晛弓/Raybolt)

有美조아 2015. 6. 26. 10:39

 

▲ 현궁은 최초의 국산 보병용 중거리 대전차 미사일이다.

M-48 전차를 대상으로 한 현궁 시험발사에는 실제 탄두가 아닌 연습탄이 사용되었으며, T-62 전차에는 폭약이 내장된 실탄이 사용되었다.

<영상제공: 방위사업청>

 

 

 

 

(좌)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국의 전차를 공격하기 위해 개발된 독일군의 탕크게베어 대전차 총

<출처: (cc) Rama at wikipedia.org>

(우) 제2차 세계대전 때는 전차만을 잡는 대전차 포가 광범위하게 사용되었으며 무반동총, 대전차 로켓도 전장에 모습을 드러낸다.

<출처: (cc) Bundesarchiv at wikipedia.org>

 

 

 

6.25전쟁 당시 우리군은 파죽지세로 밀고 내려오는 북한군 T-34 전차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다. 전차는 둘째치고 T-34 전차를 잡을 수 있는 제대로 된 대전차 화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맨몸으로 수류탄을 안고 전차에 돌진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6.25전쟁이 휴전으로 끝난 지 60여 년, 우리에게 전차공포증은 이제 옛 이야기가 되었다. 세계정상급의 성능을 자랑하는 국산전차가 생산되고 있으며, 북한군 전차뿐만 아니라 주변국의 전차까지 격파할 수 있는 대전차 미사일 현궁이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총에서 미사일로 발전한 대전차 화기

1916년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솜(Somme) 지역에 나타난 영국군의 전차는 독일군을 공포로 몰아 넣었다. 전장에 처음 등장한 전차는 보병들에게는 상대할 방법이 없는 괴물이었다. 하지만 강철괴물 전차를 잡기 위한 무기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한다. 최초의 대전차 화기는 총알에서 시작했다. 독일군은 전차의 장갑을 뚫기 위해 납 탄두 대신 강철 혹은 텅스텐 탄두가 들어간 총알, 즉 철갑탄을 사용했다. 하지만 연합군 전차의 장갑이 두꺼워지자 일반 소총으로 쏘는 철갑탄은 금세 소용이 없어졌다. 결국 독일군은 탕크게베어(Tankgewehr)라는 13.2mm 구경의 대전차 총을 배치한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전차와 대전차 화기의 대결은 본격화된다. 대전차 포가 개발되고 제2차 세계대전 때는 무반동총, 대전차 로켓이 등장한다. 또한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대전차 미사일이 등장하면서 대전차 화기는 종류도 다양해지고 치명적인 위력을 자랑하게 된다.

 

 

 

 

(좌) 3세대 대전차 미사일인 재블린은 발사 후 망각방식이 사용되어, 특별한 유도 과정 없이 미사일이 발사 후 자동으로 적 전차를 인지하고 파괴한다.

<사진제공: 미 육군>

(우)2세대 대전차 미사일인 토우는 미사일이 전차에 명중하기까지 지속적으로 유도를 해주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사진제공: 미 국방부>

 

 

 

전차를 한방에 대전차 미사일

대전차 화기의 정점에 있는 무기가 대전차 미사일이다. 대전차 미사일은 다른 대전차 화기들과 달리 발사 후에도 목표에 명중될 때까지 계속적으로 유도된다. 이 때문에 뛰어난 명중률을 자랑하며 단 한발로 전차를 파괴하거나 무력화시킬 수 있다. 또한 대전차 미사일은 사거리가 수 ㎞에 달하기 때문에 먼 거리에서 안전하게 적 전차를 공격할 수 있어 생존성도 뛰어나다. 대전차 미사일은 유도방식에 따라 세대별로 구분된다. 우선 1세대, 2세대 대전차 미사일은 레이저 및 유선유도방식을 사용한다. 이 때문에 미사일이 전차에 명중하기까지 지속적으로 유도를 해주어야 한다. 반면 3세대 대전차 미사일은 발사 후 망각방식(Fire & Forget)이 사용되어, 특별한 유도 과정 없이 미사일이 발사 후 자동으로 적 전차를 인지하고 파괴한다.

 

 

 

 

K.LAW 즉 한국형 대전차 로켓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최초의 대전차 로켓이다. <사진제공: 국방과학연구소>

 

 

 

절반의 성공으로 끝난 K.LAW
 
우리 군은 현재 다양한 대전차 화기를 운용 중에 있다. 대전차 로켓으로는 M72 LAW(Light Anti-Tank Weapon)와 판저파우스트(Panzerfaust) 3을 사용하고 있다. 무반동총은 90㎜와 106㎜ 그리고 대전차 미사일로는 토우(TOW)와 메티스-M(METIS-M)이 있다. 하지만 이들 무기 대부분은 국내 고유모델이 아니라, 외국에서 직접 들여오거나 외국무기를 들여와 국내에서 생산한 것들이다. 하지만 지난 1970년대 중반 국산 대전차 로켓을 개발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K.LAW 즉 한국형 대전차 로켓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최초의 대전차 로켓이다. 지난 1976년 5월부터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연구가 시작되어 1979년에 개발에 성공하였다. K.LAW는 RPG-7 대전차 로켓과 같이 재사용이 가능한 대전차 로켓이었다. 하지만 군의 요구에 따라 1회용 대전차 로켓으로 용도가 변경되면서, 1980년부터 다시 개발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관통력 대비 중량과 크기가 너무 커서, 결국 양산에는 이르지 못하고 중단되게 된다.

 

 

 

 

(좌) 현궁 대전차 미사일은 육군이 운용중인 90/106㎜ 무반동총 및 토우와 메티스-M 대전차 미사일을 대체할 예정이다. <사진제공: 국방과학연구소> (우) 보병용 중거리 대전차 미사일로 개발된 현궁은 개인 휴대 또는 소형전술차량에 탑재하여 운용하게 된다. <사진제공: 국방과학연구소>

 

 

 

2007년부터 개발이 시작된 현궁

K.LAW 이후 한국형 대전차 화기 개발은 사실상 중단되고 말았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 우리 군이 운용중인 각종 대전차 화기들이 노후화되면서, 신형 대전차 화기 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또한 북한군에 공간장갑과 반응장갑을 장착한 신형전차가 등장함에 따라 이를 효과적으로 공격할 대전차 미사일이 필요했다. 결국 지난 2007년부터 개념연구가 시작되었고, 방위사업청의 중거리 대전차 유도무기 탐색 개발이 진행되었다. 이후 2010년 본격적 체계개발의 결과 최초의 국산 대전차 미사일 현궁이 탄생하게 된다. 빛과 같은 화살이란 뜻을 가진 현궁은 국방과학연구소가 전체 개발을 담당했고, LIG넥스원이 미사일의 체계종합과 생산을 맡았다. 보병용 중거리 대전차 미사일로 개발된 현궁은 개인 휴대 또는 소형전술차량에 탑재하여 운용하게 된다.

 

 

 

 

(좌) 현궁은 사출모터를 이용해 발사관에서 사출되며 일정거리 이후 비행모터가 점화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사진제공: 국방과학연구소>

(우) 현궁에는 전차의 반응장갑을 관통하기 위해 탠덤탄두가 장착되었다. <사진제공: 김대영>

 

 

발사 후 망각방식이 사용되는 미사일

현궁은 사수의 생존성 향상을 위해 발사 후 망각 방식을 사용한다, 즉 미사일 발사 후 유도비행으로 열 영상을 추적해 스스로 전차를 타격한다. 또한 사격 후 후폭풍이 적어 실내사격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한 주·야간 전투가 가능한 가시 및 열 영상 일체식 조준장비를 장착하였으며, 전차의 전면뿐만 아니라 전차의 장갑이 가장 얇은 포탑 상부를 공격하도록 상부공격 유도기법이 적용되었다. 현궁에는 전차의 반응장갑을 관통하기 위해, 특별히 탠덤(Tandem)탄두가 장착되었다. 탠덤탄두는 기존의 대전차 고폭탄과 달리 장갑을 관통하는 탄두를 2개로 만들고 이것을 직렬로 배열한 고폭탄이다. 적 전차 공격 시 전면의 소형 탄두가 먼저 폭발해, 반응장갑을 무력화 시키고 주 탄두가 전차의 장갑을 관통한다. 이러한 첨단기술이 적용된 현궁은 2.5㎞쯤 떨어져 있는 전차의 900㎜ 짜리 장갑을 단번에 꿰뚫어버릴 수 있는 대전차 미사일로 알려져 있다.


2016년부터 전력화될 현궁

보병용 중거리 대전차 미사일 현궁은 해외의 유사무기체계인 이스라엘의 스파이크(Spike), 미국의 재블린(Javelin)에 비해 동등 혹은 그 이상의 성능을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의 관심도 높지만 현재 중동 지역은 물론 남미 여러 나라에서도 현궁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현궁의 성공적 개발로 축적될 노하우와 기술력은 향후 단거리 대전차 무기 및 장거리 전술 유도무기 개발, 국내 지형에 적합한 영상탐색기 설계·제작, 고성능 성형작약탄두 및 희연추진제 설계·제작에 밑거름이 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국내 방위산업의 획기적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궁은 오는 2016년부터 전력화 될 예정이며, 미사일 발당 가격은 1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글  김대영 | 군사평론가용인대학교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하고 10여 년간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국방관련 언론분야에 종사했으며, 현재 사단법인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 겸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해군발전자문위원 및 방위사업청 반 부패 혁신추진단 민간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제공  유용원의 군사세계      http://bemil.chosun.com/

 

 

 

 

출처    http://bemil.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6/24/2015062401658.html?&TOP_IMG_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