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화기·중화기

현대 전쟁의 역사를 쓰는 무기 M4카빈

有美조아 2015. 1. 19. 17:43

 

 

총신이 짧은 M4 카빈 <출처: 미국방부>

 

 

 

현대적인 군 장비나 전쟁영화, 1인칭 밀리터리 슈팅게임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알 만한 총기가 있다. 바로 M4 카빈이다. M4 카빈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 총기가 바로 미 육군의 제식소총이기 때문이다. M4 카빈은 이전의 총들과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일까? 어째서 M4가 M16의 자리를 대체하고 있는 것일까?


카빈이란 무엇인가?

 

우선 'M4 카빈'이란 용어 가운데 '카빈'이란 단어가 어색하게 느껴지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군 복무를 마친 예비역에게 카빈이란 단어는 예비군훈련장에서 볼 수 있는 2차대전 때의 낡은 총기를 연상시키곤 한다. 그러나 이것은 카빈 중 오래된 M1(혹은 M2) 카빈이기 때문에 그렇다.


 

카빈(Carbine)이란 원래 기병총, 즉 말 타는 병사들이 사용하는 총이란 의미이다. 말을 타야 하므로 기다란 소총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총열과 개머리판을 잘라서 휴대가 편하도록 했다. 현대에 와서는 기병이 의미가 없어졌지만, 짧은 총기에 대한 필요성은 높아졌고 카빈은 여전히 존재한다. 카빈은 권총보다 먼 거리를 정확히 쏠 수 있고 위력도 세지만 소총보다는 짧고 가벼운 총기로서, 장교나 공수부대원 등을 위한 총기로서 지급된 것이다.


 

카빈은 2차대전에 상당히 적합한 총기였다. 고착된 전선이나 참호에서 원거리 교전을 하던 1차대전과 달리, 2차대전은 매우 역동적인 전쟁이었다. 숲과 도시, 산악과 사막 등 다양한 지역에서 교전하다보니 시야가 제한되고 기동도 한정되었다. 그러다보니 1차대전 때 소총은 총열의 길이가 대부분 30인치(76.2cm)를 넘었지만, 2차대전에서는 그보다 짧은 24인치(60cm) 대가 주류였다. 그런데 미국이 채용한 M1 카빈의 경우에는 18인치(45.7cm)의 총열에 무게는 2.4kg에 불과했다.

 

 

 

 

 

 

이후 2차대전의 교훈을 바탕으로 AK-47이나 M16 같은 돌격소총이 등장했고 5.56mm NATO탄 같은 소형탄환이 주류가 되었다. M16의 경우 총열길이가 20인치(50.8cm)였지만, 여전히 그보다 짧은 총기에 대한 소요는 있었다. 권총탄을 사용하는 기관단총이 쓰이기도 했는데, 아무래도 권총탄이다보니 여전히 사거리나 위력이 약했다. 결국 돌격소총을 더욱 짧게 만든 현대적인 카빈이 등장했다.
 


 

 

XM177E1은 월남전 시절 특수부대들에게 애용되면서 그 성능을 과시했다. <출처: 미국방부>

 

 

M16에서 M4까지

 

그리하여 월남전 기간 동안 M16의 카빈소총인 CAR-15 시리즈가 등장했다. CAR-15는 소총 총열길이의 절반인 10인치를 채용하고 접철식 개머리판을 갖춘 모델들이었다. 콜트 모델 607(CAR-15 SMG)을 기점으로, 모델608(CAR-15 서바이벌 라이플), 모델 609, 610 등이 차례로 전선에 투입되어 특수부대원들에 의해 애용되었다. 특히 이 중에 모델 609(노리쇠전진장치가 없는 모델)는 공군에(GAU-5/A), 모델 610은 육군에(XM177E1) 채용되었다. 특히 육군은 1966년 MAC-V/SOG팀의 특수부대원들을 위해 XM177E1 2,800여 정을 구매했다. 또한 1967년에는 모델 610의 총열을 11.5인치로 늘린 모델 629를 XM177E2로 채용하여 5백여 정을 추가로 구매했다.


 

월남전 이후에도 M16 카빈은 진화를 계속했다. 이제는 총검을 장착할 수 있도록 총열을 14.5인치로 늘린 모델 653이 등장했는데, 이들이 바로 M16 A1에 대응하는 카빈모델이다. 미군 특수부대들은 전후에는 바로 이 모델 653을 구매하여 수명이 다한 총기를 교체해왔다. 한편 미국은 욤키푸르 전쟁 당시 수천 정의 모델 653을 이스라엘군 지원물자로 보내기도 했는데, 이 총기들은 여전히 이스라엘 군에서 사용 중이라고 한다.


 

1980년대 초에 M16 소총의 제3세대 개량형인 M16A2가 등장함에 따라 M16A2에 해당하는 카빈으로 다양한 모델이 등장했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미군은 특수전용으로 모델 723(육군)과 727(해군)을 소수 구매했다. 한편 미군은 이미 1984년에 대량보급을 염두에 두고 M16A2와 부품이 최대한으로 호환되는 카빈 소총의 제작을 콜트에 의뢰했다. 이에 따라 XM4(콜트 모델720)가 등장했다. XM4는 14.5인치 길이에 1:7 회전의 총열에 M16A2와 마찬가지로 SS109탄(미군제식 M855)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또한 M16A2와 마찬가지로 연발기능을 제거하고 3점사 기능을 장착했다. XM4는 추가적인 개량을 거친 후에 1994년 M4 카빈(모델920)으로 미군에 의해 채용되었다.
 


 

M4의 진화


 

놀라운 사실은 M4 카빈이 미 육군의 제식소총으로 채용되었다는 점이다. 즉 M16A2의 후계기종으로 M4가 선정된 것이다. M16A2와 같이 제대로 된 길이의 소총이 아니라 짧은 카빈소총이 제식이 된 것이다. 단순하게 표현하자면, K2 소총대신 K1A 기관단총을 모든 보병에게 지급한 셈이다. 보병이 소총으로 교전하는 거리가 짧아지고, 차량에 승차하여 이동하는 일이 잦아졌기 때문에 카빈소총으로도 충분하다는 논리이다.


 

그러나 M4는 여전히 한계가 많았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M4A1(모델927)이다. 기존의 M4는 M16A2처럼 ‘안전-단발-3점사’로만 선택이 가능하여 연발사격이 불가능했다. 이는 탄환을 낭비하는 일을 막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실제 전장에선 엄호사격 등 연발이 의미 있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M4A1에선 3점사 기능대신 다시 연발 기능이 부활되었다.


 

M4와 M4A1에서는 피카트니 레일이 채용되었다. 피카트니 레일이란 총에 각종 악세사리를 장착할 수 있도록 만든 장치이다. 정해진 규격에 맞는 마운트만 사용하면 원하는 위치에 장착이 가능하다. 마치 레고처럼 다양한 조합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우선 M4A1에는 운반손잡이를 대신하여 플랫탑 레일이 장착된 것이 전부였다.

 

 

 

 

M4는 SOPMOD 키트가 적용되면서 가장 치명적인 보병무기체계로 다시 태어났다. <출처: 미국방부>

 

 

 

그러나 1997년부터는 SOPMOD(Special Operations Peculiar Modification) 키트가 제공되었다. SOPMOD를 적용한 M4A1에서는 플라스틱 먼지덮개를 대신하여 금속제 레일이 배치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수직손잡이, TA01 4배율 조준경이나 M68 무배율 도트사이트, PEQ-2 적외선 표적지시기, VLI 또는 슈어파이어 웨폰라이트 등 다양한 부가장비가 장착되어, M4A1은 보병의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카빈소총으로 등극하게 되었다.
 


 

M4는 안 된다?

 

애초에 M4A1과 SOPMOD 키트는 특수부대에만 지급되었을 뿐이다. 그 유용성이 입증되면서 일선부대에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2001년 대테러전쟁 이후부터 미 육군은 레일을 장착한 M4와 M4A1을 본격적으로 일선부대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실전에 투입되면서부터 M4 카빈 일체에 대한 엄청난 불만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M4 시리즈는 현재에도 꾸준히 개량되고 있다. 사진은 SOPMOD 블록2가 적용된 M4A1 카빈이다. <출처: 미국방부>

 

 

 

우선 제기되었던 문제는 관통력의 문제다. M4에 맞고 쓰러진 탈레반 병사가 다시 일어나 교전하는 경우가 몇 차례나 보고된 바 있기 때문이다. M4가 사용하는 M855탄은 원래 소련의 방탄복을 뚫기 위해 만들어진 탄환이다. 그런데 평상복을 입은 아프간이나 이라크의 테러범조차 탄환에 맞더라도 커다란 피해를 입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이런 문제는 실제로 1993년의 모가디슈 총격전에서도 제기된 바 있었다.

 

 

 

 

현재 미군은 모든 M4를 M4A1으로 개수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출처: 미국방부>

 

 

 

또 하나는 총기 자체의 신뢰성이다. 2008년 7월 13일 와낫(Wanat) 전투에서 미군 공수부대원 40여 명이 방어하던 전투전초가 탈레반 200여 명의 기습을 받았다. 절대 다수의 적군을 상대로 방어하기 위해 미군은 치열하게 교전을 했는데, 특히 M4 소총들이 문제를 일으켰다. 치열한 교전 중에 연발로 발사를 해대자, 몇 정은 아예 총열이 터져버렸던 것이다. 증언에 의하면 30분 간 겨우 12탄창을 소모했음에도 작동불능에 빠져버린 총도 나타났다.


 

미군 수뇌부는 공식적으로는 M4에 어떤 문제도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M4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그리하여 M4 PIP(성능개량) 사업을 추진함과 동시에 심지어는 M4를 교체하는 사업까지도 추진했다. 미군은 2011년부터 차기소총선정사업인 IC(Individual Carbine)사업을 진행하다가 2013년 6월에 취소해버렸다. 이유는 신형소총들이 M4에 비해 뚜렷하게 뛰어난 점이 없다는 것이었다. 즉 앞으로도 계속 M4를 미군의 주력 제식소총으로 사용하겠다는 말이다.

 

 

 

 

M4A1 카빈은 미 육군의 주력소총으로 당분간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최근 개봉한 영화 "아메리칸 스나이퍼"의 한 장면.

 

 

 

M4 카빈의 미래는?

콜트사가 아니라 미 육군이 M4 카빈 설계의 소유권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콜트 이외의 회사도 M4를 만들어서 미군에 납품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되면서 HK416(헤클러&코흐), SIG516(시그사우어), M6(LWRC), SR556(루거) 등 다양한 제작사에서 M4 유사품을 생산해냈다. 특히 HK416은 안정적인 설계로 미국의 델타포스와 데브그루 등에 채용되는 등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현재 미군은 M4 PIP사업을 2단계로 나누어 추진중이다. 우선 1차 사업에서는 기존의 M4를 M4A1으로 개조한다. 이에 따라 M4 35만여 정이 연발사격기능을 갖추고 강화된 총열을 채용하게 된다. 2차 사업에서는 신형 노리쇠뭉치를 채용하여 신뢰성을 강화하게 된다. 특히 M16/M4는 가스직동식으로 노리쇠에 직접 뜨거운 열기가 닿는 점이 구조상의 약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이에 더하여 2012년 미군은 M4A1을 12만 정 추가구매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굴지의 총기회사들이 한판 승부를 벌였다. 입찰 결과, 레밍턴이 초도물량 2만4천 정을 생산하며 이후에는 콜트와 레밍턴이 번갈아 공급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그러나 레밍턴을 떨궈내기 위해 콜트는 미 육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결국 미육군은 기존의 계약선정을 무효화했다. 그리고 2013년 2월, FN사가 12만 정 전체생산을 맡도록 되었다. 콜트의 과욕이 오히려 비참한 결과를 가져온 셈이다.



미군은 현재 약 50만 정의 M4/M4A1 카빈을 보유하고 있다. 명실공히 보병 주력소총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M4시리즈도 Mk12 SPS나 Mk18 CQBR 등 다양한 변형들로 발전해오고 있다. 심지어는 특유의 삼각형 가늠자를 제거한 SOPMOD 블록2 모델까지 실전에 나타나고 있다. M4A1은 90년대 초 탄생한 이후 무려 90여 가지 사항이 개량되면서 꾸준히 발전을 거듭해왔다. 비록 완벽하진 않을지라도 수십 년에 걸쳐 전장터의 요구에 충실한 무기체계를 만들려는 노력의 결과가 바로 지금의 M4 카빈인 것이다.

 

 

 

 

M4 A1은 현재 12만 정이 추가 생산중으로 2018년까지 지급이 완료될 예정이다. <출처: 미국방부>

 

 

제원

 

탄환 5.56x45mm NATO / 중량 2.8kg (30발 탄창 결합시 3.4kg) / 작동방식 가스직동식 / 전체길이 840mm (개머리판 접었을 때 756mm) / 총열길이 370mm / 유효사거리 500m / 장탄방식 30발 STANAG 탄창 / 발사율 분당 700~950발


양욱 | 군사전문가양욱은 서울대학교 법대를 졸업한 뒤 줄곧 국방 분야에 종사해왔다. 중동지역에서 군 특수부대를 훈련시키기도 했고, 아덴만 지역에서 대{對}해적 업무를 수행하는 등 민간군사요원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컨설팅과 교육, 훈련을 제공하는 민간군사서비스{Private Military Service} 기업인 인텔엣지(주)의 대표이사이다. 또한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선임연구위원이자 공군 정책자문위원, 해군 발전자문위원으로 우리 국방의 나아갈 길에 대한 왕성한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자료제공 유용원의 군사세계   http://bemil.chosun.com/

 

 

 

 

 

출처    http://bemil.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1/16/201501160245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