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Dreams Come True?

有美조아 2011. 1. 30. 14:46

 

 ⓒ 공군

 

 

 ⓒ 공군

 

 

 ⓒ 공군

 

 

눈썰미가 좋은 분들은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우리 공군이 매년 새해 첫날 신년 기획홍보의 목적으로 각 언론사에  배부한 사진들입니다.

 

2009년에는 동해 상공을 비행하는 F-15K, 2010년에는 남해 상공의 T-50, 올해엔 다시 동해상공을 초계비행하는 F-16 편대가 그 동안의 컨셉이었습니다.

 

'첫 비행', '우리 영해를 힘차게 비행하는 모습' 등의이미지들이 '신년', '새로운 도전' 이라는 컨셉과 잘 들어 맞기에 일간지들은 이 사진들을 1월 1일자 지면에 많이 싣습니다. 1년에 딱 한번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희귀성이 있는 좋은 기사꺼리가 되니까요.

남의 사진들을 평가할 만큼의 사진기술을 가지고 있진 못하지만, BEMIL에서 그간 보아왔던 사진의 퀄리티들 보다는 조금 떨어져 보입니다. 보통 우린 이런 사진들을 봐 왔죠.

 

 

 ⓒ SAAB (www.saab.com)

 

 

 ⓒ USAF (www.usaf.com)

 

 

 

확실히 앞서 사진들 보다 이른바 때깔이 틀리죠. 최신기종이라? 아님 촬영한 포토그래퍼의 실력이 차이나서? 더 좋은 카메라라도 썼나? 천만에 말씀입니다. 우리 전투기들을 탔던 사진기자 분들도 유력 일간지의 사진기자인 만큼 장비나 실력 면에서 전혀 뒤쳐지지 않습니다.

 

문제는 촬영방식에 있다고 봐야 합니다.


우리 공군의 신년 기획 홍보사진 촬영방식은 대략 이렇습니다.

① 11월 ~ 12월. 전투기 탑승 한국사진기자협회 소속 사진기자 2명 선발 요청
② 12월 중. 선발된 2명의 사진기자에 대한 항공생리교육 실시
③ 12월 말. 2명의 사진기자 중 사다리를 타서 1명의 포토그래퍼 선정 (나머지 1명은 메인포토그래퍼에게 문제발생시 대타요원으로 대기)
④ 12월 말. 항공 촬영 실시
⑤ 12월 말. 촬영된 사진들은 공군의 보안성 검토를 거친 후 전 신문사에 배부 (1월 1일까지 엠바고 설정)
⑥ 1월 1일. 기사화 (엠바고 해제)

최초에 공군으로부터 촬영 의뢰를 받은 사진기자협회는 공동취재단 구성 순번에 따라 2개 신문사에 사진기자 1명씩을 선발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협회의 요청을 받은 신문사에서는 또 내부 순번이나 데스크의 판단에 따라 자사 사진기자 중 1명을 선발하게 되죠. 

 

전투기를 타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에 보통은 젊은 기자를 내세우게 됩니다. (2009년에는 서울신문이, 이듬해는 중앙일보, 올해는 국민일보에서 신년 홍보사진을 촬영했습니다.)

한마디로 복불복 방식입니다. 항공사진촬영이라는게 상당히 열악한 환경에서 진행하는 고난위도 작업인데, 그냥 순서에 따라 뽑힌 사람이 찍는 셈이죠. 모든 기자들이 다 그런건 아닙니다만, 우리 공군의 기종도 제대로 구별 못하는 사람들이 태반입니다.

 

우리 같은 밀매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되지만, 무수한 나와바리를 누비고 있는 보통의 사진기자들 한테는 상공을 날아다니는 군용 비행기는 모조리 '전투기'로만 인식되어있지, 우리처럼 훈련기, 공격기, 전투기 더 나아가 T-50, KF-16, A-10 로 구분되어지지 않다는 겁니다.

일례로 모일간지에서 육군 항작사 소속 코브라 공격헬기 사진 밑에 '아파치'로 캡션을 달아놨던거 아시는 분은 아실겁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렇게 전문분야가 아닌 사람이 전투기에 타봤자 만들어 낼 수 있는 사진의 퀄리티가 썩 좋을 수는 없겠죠.

 

촬영스킬이야 둘째치고 적어도 꾸준히 관심을 갖고, 어떤 컨셉으로 어떻게 찍어야 해당 기종을 가장 극적으로 또 박진감 있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사람이 타도 성공할까 말까하는 판국인데 말이죠.


저 역시 전투기를 타본 일이 없는 촌놈(?)이기에 이 얘긴 여기까지만....

여하튼 이런 비상식적인 기획홍보사진 촬영 방식에 약간 반감을 가지고 있는 저로썬 감히 제가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언젠가 부터 들었습니다. 뭐 '나라고 못할까' 라는 자만감이 생긴 셈이죠.


젊다는건 좋은거 아니겠습니까? 그 동안 한 일본인이 독점하다시피 해 온 국내 항공사진 판에 한 번 출사표라도 던져 보고 싶었습니다.

 

참고로 항공사진촬영의 달인이라 불리는 그 일본인은 'Tokunga' 라는 분으로 알 만한 분은 다아는 정말 유명한 분입니다. 여러분들도 무릎을 치고 아실만큼 유명한 작품들을 많이 만들어 낸 분입니다.

샘플 사진 딱 두장만 올려 볼께요.

 ⓒ 공군 (photo by TOKUNAGA)

 

 

 ⓒ Greece Airforce (photo by TOKUNAGA)

 

 

비싼 돈을 들여 초빙해 촬영할 만큼 정말 끝내주는 사진입니다. 사진 구성이라든지 색감, 구도... 어디 하나 흠 잡을데 없는 진짜 사진 같습니다. (저한테만 그리 보이는 것은 아니겠지요?) 비행시간이 왠만한 파일럿 보다 많을 만을 만큼 경험이 풍부한 분이시랍니다.

 

사실 이런 분이 현역으로 뛰고 계신데 저 같은 초짜가 출사표를 내밀기 조차 민망합니다만,  이 분 사진을 볼때 마다 나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 지는건 어쩔 수 없네요.

 


ⓒ 방위사업청


얼마 전 TA-50 1호기가 출고 되면서 방사청에서 각 신문사에 홍보를 위해 제공한 사진입니다.


이런 기념비적인 사진을, 어쩌면 우리 항공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할 수도 있는 녀석이 세상에 첫선을 보이는 사진인데, 구도도 엉성하고, 화벨도 엉망에 모름지기 모든 사진의 기본은 초점인 것을....초점 조차 안맞습니다.


이건 딱 봐도 그냥 KAI 직원 분이 대충 촬영한 것 같네요. 실제로 항공기 구매가 그리 허술하게 이뤄지진 않겠지만, 제가 해외 바이어라면 인터넷에서 이 사진만 보고는 딱히 저 기종을 구매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진 않을 것 같네요.


충분히 도전해 볼만한 블루오션의 영역이다 싶어 항공사진 촬영의 게이트키퍼다 싶은 곳은 죄다 문을 두드려 봤습니다.


진작에 이런 포부를 알고 계셨던 유용원 기자께서도 다리를 놔 주시려 엄청 도와주셨구요.



나 : 해보고 싶습니다.
공군 : 우린 항공 촬영전담요원이 있다.

나 : 해보고 싶습니다.
KAI : 우린 도쿠나가씨가 있다.

나 : 해보고 싶습니다.
방사청 : 사업 필요성을 못느끼겠다.

나 : i can do it!
미 7공군 : what the f...



좌절의 연속이군요. 이해는 됩니다. 전투기에 민간이 태우는 일이 분명 간단한 일은 아니겠지요.


얼마 전 보잉에서 F-15se 켐페인 담당자가 사무실에 인사차  온적이 있습니다. 슬쩍 제 사진들을 보여주며, 촬영할 일이 있으면 불러달라 했습니다.


혹자는 동남아시아 국가의 주한무관을 통해 제 3국에요청해보라는 조언도 하시더군요. 계속 NO NO NO 얘기만 들으니 이건 어떻게 안되겠다 벽 처럼 느껴지지만 그래도 포기는 안할랍니다.


작년에 이어 올 한해 목표도 'Air to Air 항공사진촬영'으로 야심차게 잡아봤습니다. 계속 문을 두드리다 보면 언젠가 기회가 한번은 찾아오지 않을까 생각하구요.


이게 길어지면 제풀에 제가 떨어져 나갈까 그게 걱정돼 이런 푸념 섞인 글도 올려봅니다.

이 글 제목 끝에 아직은 '?' 표시를 달 수 밖에 없지만, 언젠가 첫 도전에 성공하게 되면 '!' 표시를 달고 멋진 사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칼을 잘 갈아 두겠습니다. 그간 게을러서 올리지 못한 몇 장의 사진도 함께 올립니다.


맨 마지막 첨부사진은 어제 본 사진인데 근래 본 항공사진 중에 최고네요. 처음엔 해변가에 세워 둔 걸로 착각했다는...


네덜란드 공군의 F-16이구요. 출처는 Airliners.net 입니다. 저작권은 사진 하단부 크레딧 라인에 있습니다.

ps. 3세대급 이상 전투기 보유 하시분 무표로 프로필 촬영 해드립니다. 단, 유류비는 본인 부담....


 

 

 

 

 

 

 

 

 

 

 

 

 

 

출처     http://bemil.chosun.com/nbrd/gallery/view.html?b_bbs_id=10093&pn=1&num=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