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병대의 개인장비: 방탄 장비를 중심으로.

 

<2010년 말, 아프가니스탄에서 촬영된 미 해병대원들. 다양한 방탄 장비를 갖춰 입고 있습니다.>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미군의 개인 장비 수준을 상향평준화하는데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군은 여론 악화를 막기 위해 사상자를 최소화해야 했습니다. 따라서 병사를 보호하기 위한 방탄 장비가 무수히 많이 개발되었습니다. 미 해병대도 이런 대세를 피해갈 순 없었습니다. 

 

 

 

 

<2009년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한 미 해병대 사령관 콜린스 대장.(현재는 교체) 비전투병과나 후방 부대의 병사들은 아직 인터셉터 아머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콜린스 대장은 MTV를 입고 있습니다.>

 

 2011년 현재, 포스 리컨이나 MARSOC 소속 특수전 대원이 아닌 일반적인 미 해병대원의 단독군장의 핵은 크게 인터셉터, MTV,SPC로 요약해볼 수 있습니다.(인터셉터 바디 아머와 MTV 사이에 있던 스파르탄 어설트 캐리어는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더군요. 사진 찾기도 쉽지 않습니다.)

 

1. 인터셉터 바디 아머

 

 

 

 

인터셉터 바디 아머가 실전배치된지 거의 10년이 다 되어가고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이라크 전쟁 초반에 두루두루 쓰였지만 막상 미 해병대와 미 육군 모두 인터셉터에 한계를 느끼고 각자 새로운 바디 아머 및 플레이트 캐리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후방 부대원들과 훈련병, 비전투병과의 인원들은 여전히 인터셉터를 쓰고 있는 형편입니다.

 

 

 

 

<보급대대 소속 해병대원들이 부상병 후송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우측 앞에 있는 병사를 제외하면 모두 인터셉터를 입고 있습니다.>

2. MTV (Modular Tactical Vest) 

 

 

 

 

어디 모 음악 방송 채널(..)을 떠올리게 하는 MTV는 인터셉터 아머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바디 아머입니다. 마치 단추 달린 옷처럼 앞의 '뚜껑'을 열어 입는 인터셉터와는 달리, MTV는 머리부터 들어가게 해서 입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더 빨리, 더 쉽게 입을 수 있지요. 그리고 '신속 결속 해제' 장치가 추가되어 물에 빠지거나 부상을 입었을 때 쉽게 벗을 수 있게 디자인 되었습니다.  미 해병대는 MTV가 인터셉터 아머보다 더 무겁지만, 착용감이 더 좋으며 병사를 총탄에서 더 잘 보호하며, 더 많은 장비와 파우치를 장착할 수 있다고 홍보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어린이와 하이 파이브를 하고 있는 병사. MTV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동계 훈련중인 해병대원들. MTV,인터셉터,SPC를 다 볼 수 있는 사진입니다.>

 

 그러나 MTV는 몇몇 병사들에게는 꽤 불만스러웠나 봅니다. 병사들은 아프가니스탄의 험준한 산지에서 활동하기에 불편하며, 차라리 인터셉터 아머가 더 편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신속 해체용 코드(끈)가 손이 닿지 않는 위치에 있었고, 심지어는 차량에 탑승했을 때 걸려 MTV 자체가 벗겨지는 불상사도 있었습니다. 개선형인 IMTV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했지만, 새로운 강자인 SPC 때문에 그닥 잘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애초에 MTV와 외적인 차이점이 거의 없기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MTV는 미 해병대의 주력 바디 아머입니다. 2011년에 촬영된 사진에서도 여전히 많은 수의 해병대원들이 MTV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딱히 MTV가 좋아서가 아니라, 플레이트 캐리어인 SPC가 지급되어 선택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에 그런게 아닌가 하고 무리한 추측을 해 봅니다.


3. SPC (Scalable PLATE Carrier)

 

 

 

 

SPC는 바디 아머가 아니라 플레이트 캐리어입니다. 바디 아머가 육중한 갑옷이라면, 플레이트 캐리어는 기동성과 피로 감소에 초점을 맞춘 가벼운 갑옷에 가깝습니다. 사진에서 보이듯이, MTV보다 훨씬 부피가 작고 방호하지 못하는 부분도 많습니다. 다만 확실히 몸에 걸리적거리는 부분이 적기 때문에 더 빨리 움직일 수 있죠. 거기다가 무더운 지역에서 작전할 때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열 피로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런 장점들 때문에 현재 미 해병대 사진을 보면 MTV 보다는 SPC를 착용한 모습이 더 많이 보입니다.

 

 

또한 SPC는 MTV와도 호환이 가능합니다. 이 덕분에 SPC에 낭심 보호대나 옆구리 보호대 등을 장착하고 작전을 수행하는 병사들도 많이 보입니다. MTV와 다루는 법도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훈련이나 교습이 필요없는 것도 SPC의 장점이지요. 

 

 

 

 

<패트롤 중인 병사들. SPC가 커버할 수 있는 면적이 적은 걸 잘 보여주는 사진입니다. 위의 MTV 착용 사진과 비교해 보세요.>

 

 

 

 

 

<콜라를 보급받고 신이 난 해병대원. SPC를 입고 있습니다.>

 

 

과거 냉전 시대의 전쟁과는 달리 현대전에서는 파편 뿐만 아니라 소총탄이나 기관총탄에 의한 부상자나 전사자가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시가지 전투와 게릴라전은 정규군에게 이런 피해를 더욱 강요하고 있지요. 미 육군과 미 해병대 모두 병사들을 이런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요. 장구류의 교체와 보급이 원활하게 진행되는 점은 정말로 부러운 점입니다.

 

 

인터셉터 아머 정도의 방탄복은 커녕, 90년대에 레인저가 쓰던 RBA만도 못한 방탄복을 그나마도 다 보급하지 못하는 우리나라 국군의 실태와 비교해 보면 천지차이입니다. 물론 처한 상황도 다르고, 국력 자체도 다릅니다. 하지만 병사의 목숨은 그 어느 군대나 똑같습니다. 좋은 피복과 방탄/방편 장비는 이제 전장의 필수품입니다. 우리나라 국방부도 신경을 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출처    http://frontviki.tistory.com/21